주식 실패 남 탓하다 깡통 차는 이유와 자기위주 편향 극복 전략

학창 시절 시험을 치르고 나서 성적이 잘 나오면 “내가 밤을 새워가며 완벽하게 공부한 덕분”이라며 자신의 천재적인 두뇌와 노력을 칭찬합니다. 하지만 성적이 바닥을 기면 “이번 시험 문제가 너무 지저분하게 출제되었다”거나 “선생님이 진도도 안 나간 곳에서 문제를 냈다”며 철저하게 외부 환경과 남 탓을 합니다.
이처럼 일이 잘 풀릴 때는 모든 공로를 자신의 실력과 내부적 요인으로 돌리고, 실패했을 때는 운이 없었거나 다른 사람, 혹은 환경 탓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방어 기제를 행동경제학에서는 자기위주 편향(Self-serving Bias)이라고 부릅니다. 일상생활에서 핑계를 대는 것은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는 데 약간의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비겁하고 끔찍한 자기위주 편향이 탐욕과 공포가 들끓는 주식 시장에 들이닥치는 순간, 투자자는 실패로부터 단 하나의 교훈도 얻지 못한 채 남 탓만 하다가 피땀 흘려 모은 소중한 시드머니를 허공에 모조리 소각해 버리는 완벽한 파멸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주식 시장의 영원한 패배자를 만드는 자기위주 편향
주식 시장에 갓 입문한 초보 투자자들이 증권사 앱을 켜고 돈을 잃는 과정은 소름 돋을 정도로 똑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풀려 아무거나 사도 오르는 거대한 대세 상승장(강세장)에서 운 좋게 10%, 20%의 수익을 얻으면, 이들은 자기위주 편향에 완벽하게 사로잡혀 스스로를 워런 버핏에 빙의한 천재 트레이더로 착각합니다. “역시 내 차트 분석과 거시 경제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맞았어”라며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고 비중을 무한대로 늘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파티가 끝나고 시장에 무자비한 폭락장이 찾아와 계좌가 반토막이 나기 시작하면, 이들의 태도는 180도 돌변합니다. 자신이 꼭대기 고점에서 쓰레기 기업을 샀다는 뼈아픈 진실은 철저하게 부정합니다. 대신 “미국 연준(Fed)이 금리를 갑자기 올려서 그렇다”, “악질 공매도 세력들이 내 주식만 공격한다”, “기관들이 개미 털기를 하고 있다”며 세상 모든 것을 원망하고 남 탓을 하기 시작합니다.
실패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순간, 뇌는 심리적 위안을 얻을지 모르지만 계좌는 속절없이 썩어 들어갑니다. 자기위주 편향에 빠진 투자자는 자신의 오판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절대 손절매(대응)를 하지 않으며, 매매 오답 노트도 쓰지 않습니다. 남 탓만 하는 사람은 시장의 피비린내 나는 생태계에서 단 1%의 실력 성장도 이룰 수 없으며, 결국 시드머니가 0원이 될 때까지 끝없이 시장의 호구로 착취당할 뿐입니다.
남 탓하다 피땀 흘린 시드머니를 증발시킨 처절한 흑역사
정규직 직원 3명과 프리랜서 1명을 고용하여 매일같이 불이 뿜어지는 주방에서 숨 가쁘게 호흡을 맞추며 치열하게 식당을 운영하다 보면, 하루하루 벌어들이는 매출이 얼마나 혹독한 육체적 노동과 스트레스의 결정체인지 뼛속 깊이 깨닫게 됩니다. 저는 훗날 이 식당을 양도하고, 도심 상권에 피부 관리 에스테틱 숍을 새롭게 오픈하거나 파주에 아늑한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 새로운 도약을 위해 식당 영업을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며 한 푼 두 푼 악착같이 모아둔 피 같은 시드머니가 있었습니다.
이 소중한 자본을 주식 시장에 굴렸을 때, 저 역시 이 멍청하고 비겁한 자기위주 편향에 완벽하게 지배당해 시드머니를 공중 분해시킨 처절한 흑역사가 있습니다. 초반에 글로벌 AI 기업이나 우량주를 소수점으로 모아가며 쏠쏠한 수익이 났을 때, 저는 엑셀로 환율과 재무제표를 끄적이며 “내 분석이 완벽하게 들어맞았다”고 거만하게 굴었습니다. 그 얄팍한 성공에 취해, 결국 급등하는 테마주의 꼭대기에 직원들 월급을 주고 남은 소중한 여유 자금을 모조리 쏟아부었습니다.
불과 며칠 뒤 주가가 하한가를 치고 반토막이 났을 때, 제 입에서 튀어나온 것은 차가운 반성이 아니라 비겁한 변명뿐이었습니다. “이건 회사의 가치가 떨어진 게 아니라, 정부의 규제 뉴스 때문이야. 기관 세력들이 장난질을 치는 바람에 내가 당한 것뿐이야.”
저는 그저 매수 타이밍을 멍청하게 잡은 제 손가락의 실수를 인정하기 싫어서, 세상 모든 뉴스와 공매도 세력을 탓하며 손절 타이밍을 미루고 또 미뤘습니다. 핑계를 대며 자위하는 동안, 새로운 비즈니스와 신혼집을 꿈꾸며 주방에서 피땀 흘려 모았던 제 시드머니는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렸습니다. 자기위주 편향에 빠져 내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린 대가는, 뼈를 깎는 노동의 대가를 허공에 소각시켜버린 끔찍한 깡통 계좌뿐이었습니다.
자기위주 편향을 부수고 차가운 책임감을 장착하는 훈련
실패를 시장의 탓으로 돌리며 정신 승리를 하다가 전 재산을 사기꾼들의 잔치 비용으로 헌납하는 비겁한 짓에서 벗어나, 냉혈한 자본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 자기위주 편향을 철저히 짓밟는 자기 객관화 훈련이 필수적입니다.
모든 손실의 원인은 100% 내 손가락에 있음을 인정하십시오
주식 시장에서 당신의 계좌를 갉아먹는 주범은 파월 의장도, 기관 투자자도, 공매도 세력도 아닙니다. 빨간불이 번쩍이는 호가창을 보고 탐욕에 눈이 멀어 ‘매수’ 버튼을 직접 누른 당신의 그 멍청한 손가락이 유일한 범인입니다. 투자에서 발생하는 모든 손실과 파산의 책임은 시장이라는 거대한 자연현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비바람을 예측하지 못하고 우산을 챙기지 않은 당신 자신에게 있습니다. 남 탓을 완벽하게 멈추고 100% 내 책임이라는 차가운 사실을 뼛속 깊이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실력의 진화가 시작됩니다.
핑계가 삭제된 냉혹한 ‘오답 노트(매매 일지)’를 작성하십시오
자기위주 편향을 완벽하게 방어하는 유일한 무기는 변명이 개입할 틈이 없는 철저한 기록입니다. 주식을 손절하고 뼈아픈 손실을 확정 지었을 때, “시장이 미쳐서 어쩔 수 없었다”는 감상적인 일기를 쓰지 마십시오. 오직 “나는 기업의 현금흐름표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추격 매수를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내 스스로 어겼다”며 팩트와 자신의 오판만을 날것 그대로 낱낱이 해부해야 합니다. 내 살을 도려내는 고통스러운 자기비판만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만드는 유일한 백신입니다.
결론: 시장은 핑계 대는 자의 돈을 빼앗아 책임지는 자에게 준다
자본주의의 심장인 주식 시장은 잃은 돈을 억울해하며 남 탓을 하는 징징대는 패배자들에게 단 1원의 동정심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시장은 언제나 옳으며, 틀린 것은 언제나 거만하고 나약한 당신 자신입니다.
기만적인 자기위주 편향의 환상에서 깨어나, 얄팍한 자존심을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십시오. 실패의 모든 책임을 온전히 자신의 어깨에 짊어지고 묵묵히 차가운 팩트를 분석하는 고독하고 잔인한 사냥꾼만이, 이 비정한 사기극 속에서 깡통을 피하고 자신의 진짜 부를 굳건히 지켜낼 수 있습니다.
[출처 및 참고문헌]
- 데일 밀러(Dale T. Miller), 마이클 로스(Michael Ross), 「Self-serving biases in the attribution of causality: Fact or fiction?」, Psychological Bulletin (1975) : 사람들이 성공의 원인은 자신의 내부적 특성(능력, 노력)으로 돌리고, 실패의 원인은 외부적 환경이나 타인에게 전가하려는 ‘자기위주 편향(Self-serving Bias)’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최초로 포괄적으로 정립한 역사적 논문.
-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 김영사 : 투자자들이 상승장에서 얻은 운을 실력으로 착각하고, 하락장의 손실을 불운 탓으로 돌리면서 학습 능력을 잃어버리는 인지적 맹점을 통렬하게 분석한 행동경제학의 명저.
- 에드윈 르페브르(Edwin Lefevre), 『어느 주식 투자자의 회상(Reminiscences of a Stock Operator)』, 이레미디어 :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트레이더 제시 리버모어가 “시장에 화를 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트레이딩의 모든 실패는 온전히 스스로의 오판 때문임을 인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남긴 투자의 바이블.
세주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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