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주 부자연구소 세주 부자연구소
세주 부자 연구소는 여러분의 모든 경제활동을 지원합니다.

지옥행 특급열차에 올라타는 뇌의 끔찍한 투자 본능

세주 연구소장 읽는 시간 약 10분
투자본능

서울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요식업 장사를 하다 보면, 대한민국 사람들의 무서울 정도의 쏠림 현상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소셜 미디어를 타고 특정 야식 메뉴나 이국적인 디저트가 유행하기 시작하면, 온 동네 골목 상권의 간판이 순식간에 똑같은 메뉴로 도배가 됩니다. 옆 가게 사장님이 그 메뉴로 대박을 치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 때문에, 여기서 뒤처지면 나 혼자만 망할 것 같다는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이는 것입니다. 결국 비싼 프리미엄을 주고 기계를 들여오고 빚을 내어 재료를 잔뜩 쌓아두지만, 불과 몇 달 만에 대중의 변덕스러운 입맛이 변하고 유행이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면, 뒤늦게 막차를 탄 사장님들은 감당할 수 없는 악성 재고를 끌어안고 피눈물을 흘리며 폐업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처럼 남들이 다 하니까 아무런 객관적 검증 없이 맹목적으로 무리에 동참하려는 뇌의 얄팍한 본능을 행동경제학에서는 ‘군집 행동(Herd Behavior)’ 혹은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라고 부릅니다. 최근에는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하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라는 단어로 더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자영업 생태계에서 유행의 끝물을 잡는 것은 가게 하나의 문을 닫는 뼈아픈 실패로 끝나지만, 이 맹목적인 군중 심리가 피가 튀고 살이 타들어 가는 주식 시장으로 넘어오는 순간 개인 투자자의 계좌 전체는 단 한 번의 실수로 파멸의 구렁텅이에 처박히게 됩니다. 구글 애드센스 고수익 창출을 위한 행동경제학 시리즈, 이번 글에서는 나 홀로 벼락거지가 될 수 없다는 끔찍한 공포심이 어떻게 투자자를 시장의 제물로 바치는지, 그 잔인한 군중 심리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진화가 만들어낸 생존 본능, 자본 시장에서는 완벽한 자살 버튼이 되다

인류가 수십만 년 동안 가혹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무리 지어 행동하는 것’이었습니다. 원시 시대 아프리카 초원에서 앞서가던 부족원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도망칠 때,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저 사람이 도망치는 합리적인 근거가 무엇일까?”를 분석하던 이성적인 인류는 모조리 사자의 사냥감이 되어 멸종했습니다. 이유를 불문하고 일단 대중이 뛰어가는 방향으로 무작정 함께 내달렸던 맹목적인 생존자들의 DNA만이 지금 우리의 뇌 속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훌륭한 생존 본능이 월스트리트와 여의도 주식 시장이라는 현대 자본주의의 최전선으로 넘어오는 순간, 완벽한 ‘자살 버튼’으로 돌변한다는 사실입니다. 주식 시장은 거대한 부의 이전(Wealth Transfer)이 일어나는 제로섬 게임의 전장입니다. 모두가 특정 자산이 오를 것이라고 맹신하고 한 방향으로 미친 듯이 달려갈 때, 시장의 포식자들(스마트 머니)은 그 거대한 군중을 자신들의 물량을 비싸게 받아줄 ‘출구(Exit)’이자 완벽한 유동성 공급원으로 활용합니다. 시장에서 가장 끔찍한 대학살은 언제나 대중이 한목소리로 환호성을 지르며 군집 행동의 절정을 이룰 때 시작됩니다. 남들과 똑같이 행동하면 원시 시대에는 생명을 건질 수 있었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정확히 남들과 똑같이 깡통을 차고 거리에 나앉게 됩니다.

주식 생초보 친구의 수익률에 눈이 뒤집혀 상투를 잡았던 처절한 흑역사

부끄럽고도 뼈아픈 고백을 하자면, 저 역시 이 잔인한 포모(FOMO) 증후군에 이성을 잃고 불나방처럼 불구덩이에 뛰어들었다가 전 재산을 잿더미로 만들었던 흑역사가 있습니다. 몇 년 전, 전 세계적으로 특정 밈 주식(Meme Stock)과 코인이 비정상적인 광기를 뿜어내며 폭등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초반에 저는 기업의 펀더멘털과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제 투자 철학을 고수하며, 그 미친 거품을 코웃음 치며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저런 쓰레기 자산에 돈을 던지는 바보들은 곧 지옥을 보게 될 것”이라며 제 분석력을 과시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그 오만함이 무너지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HTS 설치법조차 모르던 동창 녀석이 그 테마주에 올라타 단 몇 달 만에 제 연봉의 몇 배를 벌어들여 고급 외제차를 뽑았다는 소식을 들은 날, 제 머릿속의 이성적인 회로는 완벽하게 타버렸습니다. 제가 옳았고 그들이 틀렸다는 이성적 판단은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오직 ‘나 홀로 이 거대한 부의 축제에서 소외되어 평생 하류층으로 굴러떨어지고 있다’는 극도의 박탈감과 공포심(FOMO)만이 제 뇌를 좀먹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저는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다, “지금이라도 타지 않으면 영원히 벼락거지가 된다”는 끔찍한 환청에 이끌려 제가 가진 모든 투자 원금과 마이너스 통장까지 영끌하여 그 폭등주의 최고점 상투를 덥석 잡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토록 저주하던 ‘군중의 마지막 바보(The Greater Fool)’가 되어 시장에 입장한 바로 그 주부터, 거짓말처럼 거품은 터져 나갔습니다. 세력과 선구자들은 이미 천문학적인 차익을 실현하고 떠난 텅 빈 파티장에서, 저는 나 홀로 남겨지는 것이 두려워 입장료로 전 재산을 지불한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호구였습니다. 남들이 다 돈을 벌고 있다는 착각,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끔찍한 조바심에 항복한 대가는 계좌의 완전한 파멸이었습니다.

포모(FOMO)의 늪을 끊어내고 고독한 늑대로 진화하는 실전 생존법

옆집 철수가 돈을 복사하고 있다는 소식에 심장이 벌렁거리고 매수 버튼으로 손이 향하는 뇌의 끔찍한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뼈를 깎는 자기 고립과 철저한 인내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소음으로 가득 찬 모든 정보의 창구를 물리적으로 차단하십시오.
군집 행동을 유발하는 가장 강력한 매개체는 소셜 미디어와 주식 단톡방입니다. 시장이 비정상적인 광기에 휩싸였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수익을 과시하며 남들에게 동참을 강요합니다. 당신의 멘탈을 갉아먹는 그 시끄러운 단톡방을 당장 빠져나오고, 수익 인증 캡처를 올리는 인플루언서들을 모조리 차단하십시오. 진정한 자본가는 대중의 환호성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지 않습니다. 오직 조용한 방에서 기업의 차가운 재무제표와 적막한 데이터와 독대하며 스스로의 논리를 세울 뿐입니다. 대중과 단절되는 고독을 견디지 못하면, 결국 대중과 함께 도살장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포모(FOMO)’를 역이용하여 ‘조모(JOMO)’의 쾌감을 즐기십시오.
뒤처지는 것에 대한 공포(FOMO)를, 멍청한 군중들의 거품 파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즐기는 쾌감(JOMO, Joy Of Missing Out)으로 강제 전환해야 합니다. 남들이 묻지마 폭등주에 올라타 돈을 벌고 있다고 자랑할 때, 속으로 이렇게 되뇌십시오. “저들은 지금 폭탄 돌리기 게임의 끝자락에서 불장난을 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내 소중한 현금을 지켜내고 있으며, 저들의 거품이 처참하게 터져 피가 낭자할 때 바닥에서 저들의 우량 자산을 헐값에 쓸어 담을 것이다.” 비정상적인 시장에서 섣불리 행동하지 않고 현금을 쥔 채 관망하는 것, 그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인내심이야말로 상위 1% 포식자들만이 구사할 수 있는 가장 공격적인 투자 전략입니다.

결론: 양떼구름에 휩쓸리지 마라, 시장은 고독한 사냥꾼의 몫이다

행동주의 경제학자 로버트 쉴러(Robert Shiller)는 그의 저서에서 “시장의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군집 심리에서 폭발하며, 그 끝은 예외 없이 참혹한 붕괴뿐이다”라고 단언했습니다.

“나만 빼고 다들 돈을 벌고 있다”는 착각은 당신의 뇌가 만들어낸 가장 악랄한 환상이자 함정입니다. 주식 시장이라는 잔인한 생태계에서 양 떼처럼 무리 지어 다니는 사람들의 목적지는 언제나 시체밭이 즐비한 도살장이었습니다. 군중의 따뜻한 품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뼛속 시린 고독을 기꺼이 감내하십시오. 유행의 끝자락에서 벼락거지가 될까 두려워 허겁지겁 남들의 뒤통수만 쫓아다니는 비겁한 투기를 멈추고, 오직 나만의 엄격한 가치 평가 잣대로 무장한 채 군중의 반대편으로 조용히 걸어가는 자만이 이 잔혹한 자본의 숲에서 최후의 부를 독식할 수 있습니다.


[출처 및 참고문헌]

  • 구스타브 르 봉(Gustave Le Bon), 『군중심리(The Crowd: A Study of the Popular Mind)』, 현대지성 : 개인이 군중 속에 섞일 때 이성을 상실하고 감정적이고 맹목적인 집단 행동(Herd Behavior)에 동화되는 메커니즘을 통찰한 고전.
  • 로버트 쉴러(Robert J. Shiller),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 매일경제신문사 : 닷컴 버블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역사적인 금융 위기가 투자자들의 포모(FOMO)와 밴드왜건 효과로 인해 어떻게 비대하게 부풀려지고 파멸을 맞이했는지 분석한 행동경제학의 명저.
  • 찰스 맥케이(Charles Mackay), 『대중의 미망과 광기(Extraordinary Popular Delusions and the Madness of Crowds)』, 창해 : 튤립 파동부터 남해 회사 거품까지, 남들이 하니까 나도 뛰어드는 맹목적인 군중 심리가 자본 시장을 어떻게 지옥으로 몰고 가는지 기록한 역사적 분석서.

세주 연구소장

세주 연구소장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진짜 어른들의 생존 지침서.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을 '실전 심리학'과 '인지 행동'의 관점에서 심층 연구합니다. 합리적인 소비와 지출 습관, 안전하고 신중한 계약과 거래, 건강한 직장 생활의 인간관계, 그리고 복잡한 일 처리를 미루지 않는 실행력까지. 우리가 흔히 겪는 인지 편향과 심리적 오류를 바르게 이해하고, 어른이 되어 마주하는 낯선 현실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객관적이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실용적인 라이프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