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의 실체: 주식 시장에서의 진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이륙하는 순간 손에 땀을 쥐며 극도의 공포를 느끼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반면, 매일 아침 출근길에 자동차 운전대를 잡을 때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죠. 하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비행기 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1,100만 분의 1로, 5천 분의 1인 자동차 사고 사망 확률보다 아득하게 낮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비행기를 훨씬 더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비행기 사고가 한 번 터지면 전 세계 뉴스의 1면을 장식하며 우리의 뇌리에 끔찍하고 강렬한 이미지로 각인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인간의 뇌가 어떤 사건의 확률이나 가치를 판단할 때, 객관적인 데이터가 아니라 ‘내 머릿속에서 얼마나 쉽게 떠오르는가(기억에 생생한가)’를 기준으로 삼는 심리적 착각을 행동경제학에서는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라고 부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이 본능이 위험을 피하는 데 도움을 줄지 모르지만, 정보의 비대칭성이 지배하는 주식 시장에서 이 본능을 따르는 것은 곧 스스로 사형 선고를 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구글 애드센스 고수익 창출을 위한 행동경제학 시리즈, 이번 글에서는 뉴스와 미디어에 도배된 주식을 샀을 때 왜 항상 최고점에 물리게 되는지, 그 참혹한 메커니즘을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뇌를 마비시키는 ‘친숙함의 함정’: 자주 들리면 안전하다고 착각한다

주식 시장에서 가용성 휴리스틱은 투자자의 이성을 가장 교묘하게 마비시키는 독약입니다. 사람들은 특정 기업의 이름이나 테마(AI, 2차전지, 메타버스 등)가 뉴스 기사, 유튜브 썸네일,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매일같이 노출되면, 뇌는 그 잦은 빈도를 ‘신뢰’와 ‘안전’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언론에서 매일 떠들고,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다 좋다고 하는데 설마 망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싹트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본 시장의 먹이사슬 구조를 조금만 이해해도 이것이 얼마나 끔찍한 착각인지 알 수 있습니다. 공중파 9시 뉴스는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해 주는 ‘정보의 최전선’이 아니라, 이미 수백 프로 폭등해 버린 잔치의 끝을 알리는 ‘설거지(Exit)의 현장’입니다. 스마트 머니(Smart Money)와 기관 투자자들은 아무도 그 기업을 모를 때 조용히 바닥에서 매집을 끝냅니다. 그리고 주가가 폭등하여 온갖 호재 뉴스가 쏟아지고 대중의 입에 오르내릴 때, 그 친숙함(가용성)에 홀려 뒤늦게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비싼 값에 물량을 모조리 떠넘기고 유유히 시장을 빠져나갑니다.

‘전 국민의 주식’이라는 뉴스에 속아 전 재산을 꼭대기에 물렸던 피눈물 나는 흑역사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 역시 과거 이 망할 ‘가용성 휴리스틱’에 속아 뉴스 1면을 장식하던 화려한 테마주에 전 재산을 밀어 넣었다가 뼈아픈 피눈물을 흘렸던 흑역사가 있습니다. 당시 시장에는 특정 섹터의 주식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광풍이 불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경제 신문 1면에 그 기업의 이름이 대문짝만하게 박혀 있었고, 유튜브를 켜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한 자칭 전문가들이 “지금 안 사면 평생 벼락거지가 된다”며 거품을 물고 찬양했습니다. 심지어 평소 주식의 ‘주’자도 모르던 직장 동료들과 동네 미용실 원장님까지 그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며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이토록 압도적인 정보의 폭격(가용성) 앞에서 제 알량한 이성은 완전히 마비되어 버렸습니다. 펀더멘털을 분석하고 재무제표를 뜯어보던 제 투자 원칙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오직 ‘대한민국 뉴스가 이렇게 매일 극찬하는데, 이 주식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 안전자산이다’라는 멍청한 확신만 남았습니다. 저는 홀린 듯이 마이너스 통장까지 끌어모아 이미 바닥 대비 5배나 폭등한 그 주식의 꼭대기에서 풀매수를 감행했습니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뻔한 비극이었습니다. 제가 매수 버튼을 누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짓말처럼 시장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어버렸습니다. 세력들이 물량을 털고 나가자 주가는 반토막을 넘어 지하로 끝없이 추락했고, 그토록 주식을 찬양하던 언론과 유튜버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싹 입을 닫아버리거나 교묘하게 말을 바꿨습니다. 언론과 미디어는 절대 개인 투자자의 수익을 위해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조회수’와 ‘대중의 광기’를 팔아먹는 장사꾼에 불과하다는 차가운 진실을 깨닫는 데에는 제 시드머니의 70%가 증발하는 엄청난 수업료가 필요했습니다. 뇌리에 쉽게 떠오르는 친숙한 정보에 전 재산을 맡긴 대가는 그토록 가혹했습니다.

가용성 휴리스틱의 늪을 탈출하는 역발상 실전 훈련법

뉴스와 대중이 만들어내는 뻔한 시나리오에서 벗어나, 고독하지만 계좌를 불려 나가는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훈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첫째, ‘9시 뉴스 1면’을 가장 강력한 매도(Sell) 시그널로 활용하십시오.
당신이 눈여겨보던 주식이나 보유 중인 테마가 공중파 메인 뉴스에 등장하거나, 식당 옆자리의 아저씨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시장의 광기가 극에 달했다는 완벽한 증거입니다. 대중이 확신에 차서 지갑을 열 때, 현명한 투자자는 조용히 파티장을 빠져나와 수익을 확정 짓는 피도 눈물도 없는 기계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머릿속에 ‘전혀 떠오르지 않는’ 지루한 우량 기업을 발굴하십시오.
주식 시장의 진짜 돈은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무대 위가 아니라, 아무도 관심 없는 무대 뒤편의 캄캄한 구석에 숨어 있습니다. 뉴스에 단 한 줄도 나오지 않고, 유튜브 조회수도 처참하지만, 조용히 자기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며 매년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이는 지루한 기업(Boring Company)을 찾아내야 합니다. 가용성 휴리스틱의 반대편에 서서, 대중의 기억에 없는 주식을 발굴하는 것만이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결론: 가장 시끄러운 정보가 당신의 계좌를 가장 빨리 파괴한다

투자의 전설 피터 린치(Peter Lynch)는 “가장 뜨거운 업종에 속한, 가장 핫한 주식은 항상 가장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고 단언했습니다.

당신의 뇌는 가장 자주 들리고, 가장 시끄럽고, 가장 화려하게 포장된 정보를 ‘정답’이라고 믿도록 당신을 속일 것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전쟁터에서는 모두가 알고 있는 호재는 더 이상 호재가 아니며,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뉴스 1면의 정보는 당신을 지옥으로 안내하는 초대장에 불과합니다. 대중매체가 만들어내는 그 시끄러운 소음을 철저하게 차단하십시오. 남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화려한 정보의 유혹을 뿌리치고, 오직 기업의 차가운 재무제표와 적막한 데이터 속으로 기꺼이 걸어 들어가는 고독한 투자자만이 대중의 돈을 거둬들이는 최후의 승자가 될 것입니다.


[출처 및 참고문헌]

  •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 「Availability: A heuristic for judging frequency and probability」, Cognitive Psychology (1973) : 인간이 특정 사건의 확률을 객관적 빈도가 아닌 ‘기억의 용이성’에 의존하여 판단하는 ‘가용성 휴리스틱’을 최초로 입증한 심리학의 기념비적 논문.
  • 피터 린치(Peter Lynch), 존 로스차일드(John Rothchild),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One Up On Wall Street)』,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대중과 언론의 주목을 받는 ‘가장 뜨거운 주식(Hot Stock)’을 피하고, 아무도 관심 없는 지루한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실전적 이유 분석.
  • 한스 로슬링(Hans Rosling), 『팩트풀니스(Factfulness)』, 김영사 : 미디어와 뉴스가 인간의 극적인 본능(가용성 휴리스틱)을 자극하여 세상을 과장되게 인식하게 만드는 과정을 비판한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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